발레 다큐멘터리 '퍼스트 포지션'
2012년에 개봉한 발레 다큐멘터리입니다. 퍼스트 포지션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 신하균이 내레이션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보기 시작했으나 내용에 흠뻑 빠져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20세 미만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라는 매우 큰 대회가 있는데, 이 무대에 서기 위해 어린 소년소녀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열정을 갖고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고,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아직 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일 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혹시라도 나중에 이 길을 포기하게 되면 그 상실감이 얼마나 클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목인 '퍼스트 포지션'이 무슨 뜻인지 몰랐으나 알고 보니 발레를 할 때 처음에 잡는 자세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 자세 하나를 하기까지도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여서 지루할 줄 알았으나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6~7명의 어린 학생들이 나오는데 각자 성격, 배경, 특징들이 다릅니다. 저는 발레를 하는 아이들은 당연히 중산층 이상의 가정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도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나옵니다. 발레를 시킬만큼 여유 있는 집안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희생이라는 부담감을 짊어지고 발레 하나만을 보고 열심히 연습하기도 합니다. 다큐멘터리는 이 대회와 함께 끝이 나지만 영화 속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들이기에 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매우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재 발레를 하고 있던 아니던 앞길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목표ㅓ를 향해 노력하는 아이들
퍼스트 포지션에는 여러 아이가 나옵니다. 그 중 한명인 '아란 벨'.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발레에 매우 진지합니다. 집에서도 발레 스트레칭을 하고, 학원에서는 엄격한 선생님 아래서 배웁니다. 발레를 할 때의 표정을 보면 어린아이같지 않지만 친구와 놀 때 보면 영락없는 어린아이 같습니다. 그리고 '미코'와 '줄스'라는 남매가 나오는데, 이 남매를 보면 너무나도 정반대여서 웃음이 나옵니다. 미코는 발레를 위해 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합니다. 그만큼 발레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미코 역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진지합니다. 또한 식단 조절까지 하고 있습니다. 발레리나에게 식단 조절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으나 충분히 마른 몸인데도 엄격하게 조절하고 있으니 안쓰러워 보입니다. 반면 미코의 동생 줄스는 누나를 따라 발레를 시작했으나 크게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선생님에게 주의를 들으면서도 해맑은 표정으로 웃고 있으며 단지 자신이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미코만큼 발레에 진지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줄스는 발레를 그만두고, 미코와 줄스의 엄마는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눈물을 흘립니다. 조안 세바스찬은 발레를 위해 콜롬비아의 산자락에 있는 마을에서 뉴욕으로 혼자 이사 왔습니다. 부모님은 그가 발레리나로 성공해서 가족들을 부양하기를 원합니다. 이런 책임감을 갖고 그는 성공하기 위해 애씁니다. 미카엘라는 아프리카 고아 출신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부모님을 잃었으나 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그녀는 입양되기 전부터 발레리나를 동경하고 있었고, 입양된 후에 기적적으로 발레 학원에 다니게 됐습니다.
이런 다양한 배경의 발레리나 지망생들이 애쓰며 준비하고 있는 건 바로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입니다. 이 대회에서 입상하게 되면 유명한 발레학교 입학이나 발레단 입단이 가능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는 자기 가족을 위해서 말입니다. 다큐멘터리의 후반부에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가 열립니다. 각자 최선을 다해 준비해온 무대를 보여줄 시간입니다. 이 다큐멘터리에 나온 학생 중 몇 명은 대회에서 입상하여 유명 발레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혹은 입상하지 못했지만 발레단으로부터 입단을 요청받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앞날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모두가 이들처럼 열정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발레에 전혀 관심이 없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발레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노력하고 즐기는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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