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망가뜨리는 가해자들
지난 금요일 3월 10일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애타게 기다렸을 드라마입니다. 이미 파트1을 통해 동은의 아픔과 학폭 가해자들의 뻔뻔한 모습, 그리고 복수의 시작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뒤로 약 두 달이 지나서야 다음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됐던 것입니다. 과연 동은은 어떤 모습으로 복수하게 될까요? 그리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가해자들은 처음에는 18년 만에 나타난 동은을 보고 전혀 위협감을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가해자들에게는 모두 각자의 약점이 있습니다. 박연진은 수없이 많은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건 바로 살인입니다. 동은이 학폭 증거물을 가지고 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던 연진은 자기가 살인을 한 게 알려질까 봐 두려워 합니다. 또한 사라의 큰 약점은 바로 마약입니다. 마약을 전달해주던 명오가 사라지자 사라는 점점 금단현상을 겪게 됩니다. 특히나 큰 교회의 목사 딸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사라는 결국 동은이 던진 마약이라는 미끼에 걸리게 됩니다. 마약을 하고 있는 모습이 교회뿐만 아니라 전국에 알려지게 됩니다. 가해자들 간은 사이에 점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동은은 판만 짜놨을 뿐 결국 가해자들끼리 서로를 망가뜨리게 됩니다. 재준과 혜정도 각자의 벌을 받게 됩니다. 특히 재준은 예솔이를 데려오려 하고, 이에 도영과 부딪히게 됩니다. 도영은 예솔이 친딸이 아닌 걸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지키려 합니다. 연진은 예솔을 핑계로 도영과 함께 잘 살아보려 하지만 이미 학폭, 살인에 대한 진실을 모두 알아버린 도영은 그녀와 이혼하고, 예솔과 영국으로 떠나버립니다. 눈엣가시인 재준도 처리해버리고 말입니다. 동은은 연진의 곁에 아무도 남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연진 엄마의 악행을 미끼로 딸을 버리도록 만듭니다. 바로 연진이 과거 살인을 저질렀을 때 범행장소에 있던 연진의 명찰. 동은은 그 명찰을 자신에게 넘겨주면 그 악행은 눈감아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니 결국 딸을 선택할건지 자기 스스로를 선택할 건지를 결정해야 되는 겁니다. 자신의 명찰을 동은에게 넘겨주는 엄마를 보고 연진은 오열하고 맙니다. 결국은 살인 정황이 모두 밝혀지고 연진과 연진의 엄마 둘다 교도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동은의 모든 복수가 끝납니다. 그녀의 모든 조력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상을 해줍니다. 그리고 그녀 옆에서 함께 칼춤을 춰줬던 여정. 이제 더는 그의 옆에 있을 수 없어 몰래 떠나려 합니다. 18년 전 그 폐건물 옥상에서 자살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동은에게 살려달라 외칩니다. 바로 도영의 엄마이자 주병원 원장입니다. 도영의 엄마는 동은에게 도영을 지옥에서 꺼내달라고 간청합니다. 동은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이 또한 도영의 지옥이 되겠죠. 그렇게 고비를 넘긴 동은은 살아남아 도영의 복수를 돕기 시작합니다. 다시 만난 동은과 도영. 동은은 이번에 자신이 칼 춤추는 망나니가 되어주겠다고 합니다. 도영은 동은과 함께 복수를 시작하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있는 감옥의 의사로 취업하게 됩니다. 자신을 지옥에서 살게 만든 범인에게 점점 두려움을 주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동은과 도영이 함께 살며 복수를 하지만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예솔을 지키려는 도영
이 드라마는 크게 피해자 집단과 가해자 집단으로 인물들이 나누어집니다. 동은, 여정, 현남, 경란, 소희가 피해자 집단에 속합니다. 그리고 연진, 사라, 재준, 혜정, 명오는 가해자 집단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도영은 과연 어느 쪽일까요? 유일하게 어느 한쪽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동은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봅니다. 연진의 디테일한 학폭 내용에 놀라지만 유가족에게 직접 찾아가 용서를 구한다면 옆에 있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마저 거절하고, 또다른 살인까지 저지른 연진과 헤어집니다. 자기 친딸이 아님에도 끝까지 예솔이를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합니다. 여기까지는 오히려 가해자보다 피해자 집단 쪽에 더 가까운 인물 같다는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굉장히 놀랍게도 재준을 죽게 만드는 사람의 넥타이가 나오고, 다음 장면에 그 넥타이를 매고 예솔과 함께 있는 도영의 모습이 나옵니다. 결국 도영은 자기 딸을 지킬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게 살인이라 할지라도. 사실 죄 없는 사람을 죽인 건 아니기에 다른 가해자들과 완전히 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라 놀라기는 했습니다.
동은이 행복해지기를.
파트2가 공개되자마자 8편을 다 봐버렸습니다. 역시 스토리의 힘이란. 이번에도 역시나 몰입해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은의 아픔에 함께 슬퍼했고, 간절히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처절하게 무너지기를 바랐습니다.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가해자들이 충분히 대가를 치르고 동은에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결말까지 보고 나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신의 복수를 끝내고 여정의 복수를 함께 하는 것까지. 사실 여정의 복수까지 디테일하게 나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랬기에 더 마음에 들었고, 마지막 장면에서 동은과 여정의 행복한 표정이 보여서 정말 좋았습니다. 현실에서도 이 드라마처럼 가해자들이 모두 처벌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전에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게 더 중요하지만요. 이번 파트2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동은과 형사의 마지막 대화입니다. 형사 역할의 배우가 한 대사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다는 동은에게 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들어주는 사람도 있어야 된다고. 너무 늦었지만 .... 정말 한 사람이라도 누군가의 고통을 들어준다면 피해자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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