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식당의 요리사에서 최고급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셰프가 되다
이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평범한 식당의 요리사인 오이는 어느 날 태국 최고의 파인다이닝 "헝거"의 셰프 자리 제안받습니다.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찾아간 오리는 그곳에서 "헝거"의 총 셰프인 폴을 만나게 됩니다. 헝거는 여러 유명 인사들이 1년 넘게 대기를 걸 정도로 인기가 많고, 그 중심에는 폴 셰프가 있었습니다. 연예인들조차도 폴 셰프와 함께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것이 자랑거리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주방에서의 폴 셰프는 굉장히 엄격합니다. 불을 다루는 곳이니만큼 당연한 일이겠지요. 마치 영화 "위플래쉬"의 사이코 같은 교수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폴에게 입사 합격을 받은 첫날. 첫날부터 폴은 오리를 매우 몰아칩니다. 그녀가 적당한 두께, 적당한 익힘의 고기를 굽지 못하면 메뉴를 바꿔버리겠다고 통보합니다. 오리는 첫날부터 밤새 연습하고, 결국 합격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오리는 두각을 나타내며 오히려 몇 년이나 오래 있었던 다른 셰프들보다 더 눈에 띄게 됩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아오고 파인다이닝에 관해 관심도 없었으며,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요리를 해왔던 오리는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됩니다. 출장 요리를 다니며 본 부자들의 삶. 그리고 그들이 열광하는 폴의 모습. "헝거"라는 레스토랑 이름은 즉, '갈망하다','허기지다'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폴의 요리를 갈망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리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지만 병상이 마땅치 않아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자리를 배정받게 됩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살림에 아버지의 병원비까지 들게 되자 오리는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폴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일을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그때 생각난 것이 바로 오리에게 명함을 건네며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라던 레스토랑 경영자였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여러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메인 셰프 자리를 맡게 되고, 실제로 성공하기까지 합니다. 여러 사람이 그녀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예약하며, 폴 셰프와 마찬가지로 그녀와 함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합니다.
성공에 따른 혼란스러움
이제 성공의 시작에 접어든 오리는 더 큰 갈망을 느끼는 한편으로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집에 남겨진 가족들 그리고 연인을 잃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많은 명성을 쌓고, 그의 스승과도 같은 폴 셰프와 결승을 겨루는 자리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오리는 그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폴은 그녀의 노력을 비웃듯이 인스턴트 수프를 내놓습니다. 인스턴트 수프일 거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단지 폴 셰프가 내놓았다는 사실만으로 감탄합니다. 폴은 오리에게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때 바로 경찰이 파티장에 들이닥칩니다. 불법 사냥한 동물을 가지고 요리했던 폴의 영상이 모든 사람에게 뿌려집니다. 폴은 경찰에게 붙잡혀가는 순간까지도 자신은 법 위에 있기 때문에 금방 풀려날 거라 호언장담합니다. 폴이 나가자 사람들은 태도를 돌변하기 시작합니다. 사실은 자신은 오리의 요리가 더 진솔하고 맛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이 좋아한 건 요리가 아닌 명성과 자랑거리일 뿐이었습니다. 또한 오리가 이기도록 만들기 위해 이 상황을 만든 자신의 후원자와 애인에게 실망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오리는 모든 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집에는 변함없이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안아주며 위로해줍니다. 그리고 오리는 자신이 원래 있었던, 가족들과 함께 운영하는 가게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요리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평범한 20대의 삶을 살던 오이가 다른 세상을 보고, 성공을 꿈꾸게 됩니다. 결국 성공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걸 보고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으면서까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얼만큼 자신을 속일 수 있는지. 하지만 결국엔 무조건적인 성공보다는 가족과 자기 자신을 선택하게 됩니다. 헝거는 요리를 통해 빈부격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온갖 맛있는 것을 다 맛보았기 때문에 요리를 하나의 예술처럼 보기도 하고, 때로는 과시용으로 보기도 합니다. 단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먹는 서민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게걸스럽게 먹는 부자들의 모습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이들의 탐욕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과장된 장면을 연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헝거는 요리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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